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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이 되려다 부랑자가 된 남자, 그리고 나의 탈출기

  • 하나로신문편집부 기자
  • 입력 2025.12.24 21:01
  • 조회수 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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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리학으로 풀어본 어느 예언자의 몰락과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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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진 지영화

 

내가 30년이라는 긴 청춘을 바쳤던 그곳엔 ‘신적 권위’를 가진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무려 47권에 달하는 난해한 계시를 풀어냈고, 우리 모두는 그가 재림할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깨어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는 신이 아닌 ‘부랑자’가 되어 세상을 떠돌고 있다. 빛나던 총기는 사라졌고, 그를 따르던 무리만이 여전히 그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며 빈 껍데기 곁을 지키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그토록 높이 올렸다가, 이토록 비참하게 무너뜨렸을까? 나는 그 답을 명리학(命理學)에서 찾았다.


명리로 들여다본 그의 운명은 ‘비극적 천재’의 전형이었다.

그의 내면에는 ‘해자축(亥子丑)’이라는 거대한 겨울의 바다가 출렁이고 있었다. 명리학에서 이 깊고 어두운 물은 무의식이자 영성(靈性)이다. 그는 공부해서 깨달은 게 아니라, 남들이 닿지 못하는 심연의 바다에서 계시를 퍼 올린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노력을 넘어서는 일종의 접신(接神)에 가까운 능력이다.

하지만 비극은 예고되어 있었다. 그 거대한 물을 감당하기엔 그라는 흙(기토·己土)은 너무나 작고 축축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그의 정신을 지탱하던 작은 촛불(정화·丁火)이 꺼져버렸다는 점이다. 영성이 깊어질수록, 혹은 교세가 커지고 욕망(물)이 범람할수록, 그 차가운 겨울바다는 그의 마지막 이성을 꺼트려버렸다.


이를 명리에서는 ‘재극인(財剋印)’이라 부른다. 욕망이 도덕을 삼키고, 환상이 이성을 마비시키는 현상이다. 그는 신이 되고자 했으나 운명의 거센 파도는 그를 삼켜버렸고, 결국 그는 ‘자아’를 잃은 채 부유하는 난파선이 되고 말았다.


나 또한 그 위태로운 배에 함께 타고 있었다. 무려 30년이었다.

나의 사주 속 ‘인목(寅木)’은 맹목적인 믿음의 닻이었다. 나는 의심하지 않았고, 그 믿음 안에서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 날, 운명은 내게 ‘충(沖)’이라는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다. 바로 ‘인신충(寅申沖)’이었다. 차가운 현실의 칼날(신금)이 내 믿음의 뿌리(인목)를 강렬하게 내리찍은 것이다.


그때는 그것이 저주인 줄 알았다. 믿음이 흔들리고, 공동체

에서 쫓겨나고, 내 30년 세월이 부정당하는 고통은 뼈를 깎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충돌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저 차가운 겨울 바다 위에서 “그가 깨어나게 하소서”라고 울부짖는 수많은 사람들 틈에 묶여 있었을 것이다. 운명은 내게 고통을 준 것이 아니라, 잠든 나를 흔들어 깨우기 위해 ‘강제 퇴거 명령’을 내린 셈이다.


아직도 그곳에 남아 기도하는 신도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짠해진다.

그들은 어리석은 것이 아니다. 그저 삶이 너무 추워서, 서로의 체온과 환상이 아니고서는 견딜 수 없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배에서 내렸다. 신이 되지 못한 예언자의 비극을 뒤로하고, 나는 내 두 발로 단단한 현실의 대지를 밟는다.

환상 속의 천국보다, 오늘 내 손으로 짓는 따뜻한 밥 한 끼와 창가에 드는 햇살이 더 위대한 기적임을... 나는 이제 안다.


운명은 참으로 짓궂고도, 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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