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금사농협 이사 이대성
여주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강은 특별하다. 삶의 터전이자 농업을 이어가게 하는 소중한 자원이며, 후손에게 깨끗하게 물려줘야 할 자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수원을 보호하고 깨끗한 물을 지켜야 한다는 데 누구보다 공감한다. 우리 역시 이곳에서 물을 마시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주민이기 때문이다.
다만 깨끗한 물을 지키는 과정에서 여주 주민들이 오랜 세월 감내해 온 부담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금사면을 비롯한 상수원 관리지역 주민들은 토지 이용과 시설 입지, 지역 개발 등에 여러 제약을 받아왔다. 이러한 규제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과 부담을 덜고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주민지원사업이 시행됐고, 마을에는 공동창고와 농기계 보관시설, 공동작업장 등 여러 공동시설이 조성됐다.
이 시설들은 단순히 마을에 주어진 혜택이 아니다. 상수원을 지키기 위해 여러 제약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소중한 공동자산이다.
문제는 그동안 농촌의 현실이 크게 달라졌다는 데 있다.
시설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농업인도, 마을 주민도 많았다. 공동창고와 농기계 보관시설, 공동작업장을 함께 이용할 주민이 충분했고 시설의 필요성과 활용도 역시 높았다.
그러나 10년,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농촌의 모습은 달라졌다. 공장이나 사업체가 들어서는 데 제약이 따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젊은 층을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쉽지 않았다. 주민은 줄고 고령화는 심해졌으며 농사를 짓는 사람도 예전 같지 않다.
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그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과 농촌의 모습은 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시설을 사용하는 방식도 달라진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용할 주민이 크게 줄었는데도 20년 전과 똑같은 용도와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주민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주민지원사업으로 조성된 일부 마을 공동시설의 임대나 용도변경 등이 점검 대상이 되면서 주민들이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다.
물론 공적 재원으로 조성된 시설인 만큼 관리와 감독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임의로 사용하거나 사업의 취지와 전혀 다르게 활용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달라진 농촌 현실에 맞게 시설을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것까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주민들의 합의를 거쳐 현재 마을에 필요한 시설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일정한 기준 아래 임대하고 그 수익을 마을 운영과 주민 복지를 위해 다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투명한 관리와 주민 합의라는 원칙이 지켜진다면, 시설을 비워두기 보다 주민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주민지원사업의 본래 취지에도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래된 주민지원시설의 이용 실태를 살펴보고, 현재 주민 수와 마을의 필요에 따라 활용의 폭을 합리적으로 넓혀야 한다. 사업 변경에 필요한 행정절차 역시 고령화된 농촌 주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현실에 맞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상수원 규제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봤으면 한다.
여주 주민과 농민들이 원하는 것은 깨끗한 물을 포기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허용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지켜야 할 환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다만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주민의 생활과 지역의 활력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선할 수 있는 규제는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규제라면 오랜 기간 그 제약을 감내해 온 주민에 대한 지원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
깨끗한 물의 혜택은 여주 주민만 누리는 것이 아니다. 많은 수도권 시민이 함께 누린다. 그렇다면 그 물을 지키기 위해 여주 주민들이 감당해 온 부담 역시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누어야 한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여주와 사람이 떠나지 않는 여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환경을 지키면서도 주민이 살아갈 수 있는 여주를 만드는 것, 이제는 규제와 지원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할 때다
BEST 뉴스
-
4,500호의 환호 뒤에 가려진 것들
박해광(국민의힘 전 경기도당 부위원장) 정부의 8·13 부동산 공급대책에 경기 광주시 장지동 일원이 포함됐다. 약 15만 평 규모의 광주역 제2역세권에 4,500호의 청년 특화 주거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규제와 개발제한으로 오랫동안 소외돼 온 광주에 국가가 관심을 갖고 대규모 주택과 기반시설을 공급한다... -
영웅의 마지막 안식처, 적극행정으로 정성을 더하다
국립이천호국원 관리과 관리과장 이영주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에 소재한 국립이천호국원은 매년 수많은 국가유공자들이 영면에 드시는 국립묘지로서 보훈의 핵심 현장이다.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안장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행정 절차의 작은 지연이나 복잡한 규정 하나가 유가족에게는 큰 불편으... -
깨끗한 물이 흐르는 여주, 사람이 떠나지 않는 여주
전) 금사농협 이사 이대성 여주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강은 특별하다. 삶의 터전이자 농업을 이어가게 하는 소중한 자원이며, 후손에게 깨끗하게 물려줘야 할 자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수원을 보호하고 깨끗한 물을 지켜야 한다는 데 누구보다 공감한다. 우리 역시 이곳에서 물을 ...
전체댓글 0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미담
more +-
이천시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 창전동 안심마을 조성 대상지 현장 모니터링 실시
이천시(시장 김경희)는 지난 23일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과 함께 창전동 이천초등학교 일대에서 ‘... -
원영콘크리트산업,
원영콘크리트산업(대표 박준철)은 지난 1월 8일 여주시(시장 이충우)를 방문하여 관내 어려운 이웃을 ... -
55사단, 6·25 참전용사 찾아가 숭고한 헌신에 감사 전해
육군 제55보병사단(이하 55사단)은 지난 12월 29일 6·25 참전용사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위문품을 전... -
NH농협은행 여주시지부, 여주시에 여주쌀 3,000만원 기탁
NH농협은행 여주시지부(지부장 이문기)는 지난 19일 여주시(시장 이충우)를 방문하여 관내 저소득층을 ... -
서광범 경기도의원, “반려마루 여주,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운영” 강조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서광범(국민의힘, 여주1) 의원이 20일 경기도 축산동물복지국을 대상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