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은 여주시민에게 단순한 하천이 아니다. 농업과 어업, 생활용수와 산업용수, 지역 관광과 경제활동 전반을 떠받치는 생명선이다. 이포보·강천보·여주보 설치 이후, 남한강 범람으로 인한 홍수를 막을 수 있었고, 수질도 하천환경기준 ‘좋음’ 상태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12월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통해 남한강 보 개방 확대와 하천 수위 저하를 전제로 한 취·양수장 시설개선 예산을 사전 협의나 설명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교부 통보하였다. 4대강 재자연화라는 국정과제를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이는 정책의 타당성을 떠나,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를 단순한 ‘사후 통보 대상’으로 취급하는 행정 독주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남한강 3개보의 시급한 수질 악화나 환경 재난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 개방을 논의하거나 추진하는 것은 지역의 현실과 지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처사이다.
공업용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 개방으로 인해 남한강 수위가 낮아질 경우, 상시적 물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상가뭄 국면에서는 취수 장애가 불가피해지는 등 지역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타격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경관의 훼손과 수변 공간의 활용 저하로 인한 남한강의 관광자원 가치의 감소도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또한 취·양수장과 민간시설에 대한 시설 개선에 많은 공공 재정 투입과 민간의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이와같이, 보 개방과 하천 수위 저하를 전제로 한 취·양수시설 개선사업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해당사안은 농업용수 등 일부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공급까지 지역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사안이다. 지방재정과 민간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정은 삼가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보 개방 여부는 환경정책의 선택적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직결된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재자연화를 보 개방과 동일시하는 획일적 정책이나 기존 대안의 반복에서 벗어나, 지역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지역민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사항이다.
우리는 여주시의회 의원으로서, 그리고 여주시민의 대표로서 무리한 정책 추진이 여주시민의 생존권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정부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남한강 취·양수시설 개선사업에 앞서 전문기관을 통한 피해 조사와 현장 확인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둘째,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피해에 대해 선제적이고 제도화된 보상 방안을 마련하라.
셋째, 여주시의 지역적 특수성과 시민 생계를 고려하여 남한강 보의 현행 수위와 운영체계를 유지하고, 일방적 통보가 아닌 실질적인 협의 구조를 구축하라.
넷째, 국가적 목표가 또다시 특정 지역의 일방적 희생 위에 세워지지 않도록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하라.
재자연화는 주민의 삶을 파괴하면서까지 추진되는 정책이 아니다. 진정한 지속 가능성은 지역과의 협의, 피해에 대한 책임, 그리고 시민의 삶을 지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가 이러한 원칙을 외면한 채 정책을 시행한다면, 우리는 여주시민과 함께 분명한 문제 제기와 정당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밝힌다.
2026년 1월 2일
여주시의회 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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